::안산산업단지복지관::--
HOME | 로그인 | 회원가입


회원가입 정보찾기
자동로그인
old_bbs.gif



 
작성일 : 16-04-25 10:24
구조조정은 사회적 재해다
 글쓴이 : 어드민
조회 : 2,441  

최근 일본이 지진으로 큰 피해를 봤다면, 우리 사회 노동자는 구조조정에 떨고 있다. 지진과 구조조정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지진이 자연적 재해라면, 구조조정은 자본주의가 낳은 사회적 재해다.

둘 다 사람의 힘으로 완전하게 막을 재간이 없다.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최선이다.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현재까지 44명이 숨졌고, 1천55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되고 있다. 지진크기가 비슷했던 1995년 고베지진에서 6천402명이 사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인명피해만 따지면 구마모토지진 피해는 고베지진의 145분의 1로 줄었다.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고베지진 학습효과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정부는 '건축물의 내진 개수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국가 차원의 지진 피해방지 노력을 했다. 지진에 관한 교육과 훈련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갖춘 것도 피해를 줄인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우리 구조조정 피해는 어떤가. 대표적인 구조조정 사업장이었던 쌍용자동차에서는 2천여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고 28명이 직접 혹은 간접적인 이유로 유명을 달리했다. 이렇게 보면 쌍용차 구조조정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사회적 재해로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참극 수준의 사회적 재해가 발생한 후에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구조조정의 위협을 줄이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 사태 이후 몇 년 동안 우리 사회도 구조조정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19대 국회에서, 그리고 대통령 선거에서 정치권은 해고요건을 강화하는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노동자 등에 비수를 꽂았다. 해고요건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은 헌신짝같이 버렸고 오히려 저성과자 해고지침을 만들어 해고요건을 완화하는 길만 텄다. 쌍용차 구조조정 이후 7년이 지나도록 정부가 구조조정 위협을 방치하는 사이 조선업종과 철강업종 노동자들이 다시 구조조정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은 국민경제에서 이미 상수가 됐다.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우리 경제가 고성장시대를 지나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구조조정은 일상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노사정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회사는 구조조정 필요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충분하게 이행해야 한다. 쌍용차에서도 드러났듯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회사는 경영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2천646명을 정리해고 대상으로 설정한 기준이 조작됐다는 증거가 드러났다. 손상차손을 매우 보수적으로 판단했는데, 이런 판단은 법적인 책임은 없다 하더라도 일반 상식적 판단과는 거리가 멀었다. 대우조선해양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수조원의 적자가 발생할 때까지 회사는 부실규모를 숨겼다. 대우조선해양 사외이사 자리는 이명박 정부 들어 정치권 인사들의 놀이터였다. 비전문가들이 사외이사로 앉아 있는데, 제대로 된 감사를 기대할 수 있었겠는가.

인원 구조조정이 필요할 경우 회사는 관련 자료를 노조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노조가 추천하는 변호사와 회계사가 검증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노동조합은 총고용을 보호하면서도 불합리한 노동관행을 혁신하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장시간 노동체제를 개선하고 직원 간 불공정한 임금제도를 개선한다든지 보편적 기준에 맞지 않는, 기득권적인 단체협약을 개선하는 등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정부는 현재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긴박한 경영상 이유를 근거로 하는 회사측 구조조정 논리가 타당한지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조선업종처럼 업종 차원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필요한 경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노사정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협의기구를 꾸려 대응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 국무총리가 직접 챙기는 기구로 만들되, 장기적으로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기구로 만들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노동자에 대한 교육과 훈련, 사회안정대책을 공동으로 협의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4·13 총선에서 야권이 다수당을 점했다. 시민은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도 심판한 것이다. 그런 만큼 20대 국회가 구조조정을 사회적 재해로 수준으로 관리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내길 기대한다. 그것이 민의를 따르고 민생을 챙기는 정치다.

워크인연구소 연구실장 (imksgod@gmail.com)



<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곽상신의 다른기사 보기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